<p></p><br /><br />“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<br>언덕 밑 정동 길엔 아직 남아있어요.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”<br>-이문세 <광화문 연가> 중-<br><br>이문세의 노래 '광화문 연가'의 한 소절입니다. 한 시절을 함께 했던 노래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.<br><br>연인들이 자주 걷던 덕수궁 돌담길. 그 시절 가정법원이 근처에 위치한 탓에 남녀가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도있었습니다.<br><br>다시, 서울시청 앞 광장입니다.<br><br>해방, 군부독재, 월드컵,그리고 탄핵까지 이곳에서 우리는 기쁨과 분노의 함성을 외쳤습니다<br><br>이문세를 들었던 청춘들도 돌담길을 걸었던 연인들도 역사의 고비마다 함성을 외쳤던 사람들.<br><br>모두 광화문의 역사,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한 시민들이었습니다.<br><br>문재인 대통령이 이곳 광화문으로 청와대 이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. 시민들은 어떤 기대를 갖고 있을까요.<br><br>[노경선 / 택시기사]<br>"소통하기 위해서, 밖으로 나오겠다는 건데 그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듣고, 정책에 반영만 된다면 도움이 되죠."<br><br>[강기철 / 구두 수리공]<br>"그 주위에 사는 주민들도 불편할 거고, 활동 행사나 뭐 추진할텐데... 청와대가 상징적인 건데 함부로 옮길 수 없잖아요."<br><br>구중궁궐. 아홉 겹 담 안에 자리한 대궐. 넓고 크기만 했지 소통이 어려웠던 청와대.<br><br>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본관 앞에서 '사무실이 어디고' 이렇게 물을 정도였습니다.<br><br>권부의 공간과 시민 사이의 거리,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?<br><br>프랑스 대통령의 엘리제 궁, 일본 총리의 집무실은 차도에 바로 붙어 있습니다.<br><br>반면 중국 주석의 집무실인 '판공청'은 6m 높이의 벽에 둘러싸인 이 넓은 공간 어딘가에 있지만, 그곳이 어딘지 잘 모릅니다.<br>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.<br><br>논어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. [未之思也 夫何遠之有] 미지사야 부하원지유 간절한 마음만 있다면 거리가 무슨 상관이더냐.<br><br>거리만 가까워진다고 소통이 되는 건 아닐 겁니다.<br><br>마음이 전제되어야 하는 일이겠죠.<br><br>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'광화문 연가'는 이런 진심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.<br><br>[노경선 / 택시기사]<br>"진심을 담아서 진짜 진심을 담아서 했으면 좋겠어요."<br><br>그래픽 디자이너 : 이수정<br>연출 : 황진선